2. When Worlds Collide
- 그 사이 가브리엘은 내내 피터를 만나, 구원을 얻고, 사랑하고, 잃어버리는 '그 꿈'을 보고 있음.
- 그런데 어느날부터인가 그 악몽세계에 이질감을 느낌 ; 벤이 자기와 연결을 시도하는 것을 느낌. 처음엔 언뜻언뜻 소리를 듣거나 시야 구석에 스쳐지나가는 그림자를 보거나 또는 피부에 바람처럼 뭔가가 스치는 것을 느낌.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전까지는 없었던 자극인데 이게 한 두 번이 아니라 점점 더 강도가 세짐. 환시든 환청이든 환촉이든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고 결국 직관기어가 돌기 시작, 이게 대체 뭔지 알아야겠다고 마음먹음.
- 그런데 가브리엘의 마음이 변하니까 악몽도 변화함 = 파크만이 걸어 놓은 암시가 가브리엘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다시 현혹하는 것. 그 중 하나는 바로 꿈 속 피터의 변화 ; 더 적극적으로, 더 가브리엘 중심적으로, 그리고 둘만 있으면 상관 없다면서 외부에 관심을 돌리지 못하게끔. 그러나 그 변화 때문에, 가브리엘은 조금씩 '이 피터'가, '이 세계'가 부자연스럽다는 걸 느끼게 됨.
- 그 자각에 힘입어 마침내 벤이 가브리엘 앞에 모습을 드러냄. 벤은 자신이 피터의 손자라고 밝히며 이것이 모두 꿈이라는 걸 알려줌. 당연히 가브리엘은 믿지 않지만 벤이 끈질기게 이야기하자 문득 The Wall을 떠올림. 그때도 자신은 믿지 않았지만 피터는 계속 이것이 현실이 아니라고 이야기했고 결국 그가 맞았음.
- "그런데 네 말대로 이게 꿈이라면... 그리고 네가 피터의 손자라면... 그럼 피터는 어디에 있지?"
- 피터가 이미 죽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 가브리엘은 깨어나기를 거부함. 그렇잖아도 벤=이물질을 경계하던 '그 세계'는 가브리엘이 벤=현실을 두려워하자 내놓고 벤=침입자를 적대하기 시작 ; 마치 코브 꿈 속의 모든 사람들이 아리아드네를 공격했듯이 꿈 속의 모든 배경이 벤을 가브리엘에게서 떼어놓으려 함. 벤이 끈질기게 가브리엘을 설득하려 하자 공격의 수위도 점점 올라감. 결국 벤은 상처를 입고, 죽을 위기에 처함.
- 그런데 공격당하는 벤을 보고도 도와주지 않는 = 심지어 제 손으로 죽이려 하는 피터를 보자 가브리엘은 퍼뜩 '이럴 수는 없다' 는 사실을 깨달음 ; 제가 사랑했던 피터가 어떤 사람인지는 누구보다도 가브리엘 자신이 잘 알고 있음. 설령 정말 세상을 떠났다고 해도 '피터 페트렐리가 어떤 사람이었는가'는 변하지 않음. 그런데 그가 남긴 손자를 제 손으로 죽이려 드는 저 변질된 환상을 피터라고 부르며 사랑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찰나간에 그 사실을 '통찰'한 가브리엘은 자기도 모르게 움직여 피터에게서 벤을 구함. 그 순간 수십년을 버텨온 악몽이 무너짐.
- 무너지는 세계에서 가브리엘은 두려워하고 벤은 깨어나면 다시 볼 수 있을 거라며 그를 안심시킴. 할아버지가 당신을 내게 부탁했다고, 이제 내가 당신 곁에 있어주겠다고. 발밑이 무너져 떨어질 때까지도 벤은 가브리엘의 손을 놓지 않음. 마치 그 옛날 피터가 그랬던 것처럼.
- 병실 침대에서 눈을 뜬 가브리엘은 꿈속에서처럼 자신의 손을 잡고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벤을 발견함. 피터를 빼닮았지만 피터가 아닌 그를 보며 가브리엘은 악몽에서 깨어났다는 안도감과 피터가 없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상실감을 동시에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