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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즈/ANH

A New Hope 5

by 천수 2014. 1. 26.

- 건물이 폐쇄되는 순간 클레어는 프리마텍과 '사일러'를 떠올림. 그러나 담담하게 그 자리에 남음. 올 것이 왔다고 생각하면서.

- 아래층에서는 요원들이 사일러를 제압하려 고전하고 있음. 그러나 죽일 수는 없어도 그 외의 모든 것이 가능하기에 사일러는 무자비하게 그들을 떨쳐내며 국장실로 향함.

- 공포와 혼란의 도가니에 빠진 컴퍼니에 어느 순간 사일러가 아닌 클레어의 방송이 울려퍼짐. "목숨이 하나뿐인 사람은 전부 여길 떠나. 그 자는 내가 맡을 테니." 직원들과 요원들은 잠시 망설이지만 이내 그들의 국장이 불사능력자라는 사실로 자신들을 합리화하면서 달아나기 시작. 사일러도 달아나는 자들은 쳐다도 안 보기에 그 수와 속도는 급격히 늘어남.

- 그때 밖에서 문을 열려고 애쓰던 벤은 느닷없이 빠져나온 사람들을 붙잡고 어떻게 된 일인지 묻다가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며 다급히 안으로 뛰어들어감. 가브리엘이 왜 그러는지도 이해가 안 가고, 아무리 죽지 않는다고 해도 같은 인간에 자신의 가족인 클레어를 내버려둘 수는 없으니까. 벤이 뛰어들고 얼마 되지 않아서 문은 다시 막혀버리고 사람들은 안도와 걱정과 가책을 동시에 느낌.


- 차분히 앉아 사일러를 기다리며 클레어는 잠시 옛 일을 떠올림. 프리마텍에서 그녀에게 선택을 강요하던 사일러는 자신이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여유와 잔인함을 과시했음.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름 : 문을 닫은 것은 그이지만, 이 상황을 준비한 것은 자신이고, 그는 분노와 살의로 눈이 멀어 있으며, 그렇기에 덫에 걸린 것은 그와 자신 모두라는 것. 비틀린 만족감으로 미소지으며 그녀는 복도 저편에서부터 다가오는, 충동을 억누르는 느린 발소리에 귀를 기울임. 마침내 문을 열고 들어서는 검은 그림자에게 그녀는 담담하게 인사를 건넴. "그래서, 이제야 알아챈 거야?"

- 사일러는 머릿속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음. 혹은, 너무 빠르게 돌아가서 따라잡을 수가 없음. 오랫동안 멈춰있던 기어가 녹을 씻어내다 못해 스스로를 깎아낼 기세라서. 지금 이 감정을 펄펄 끓는 쇳물에 비유해야 할지 지독하게 차가워서 화상 같은 동상을 입히는 얼음에 비유해야 할지도 혼란스러움. 어느 쪽이든 분명한 것은, 아주 오랜만에, 그는 누군가를 죽이고 싶도록 미워하고 있음. 옛날 그의 머리에 유릿조각을 박았던 것처럼 가슴에 시한폭탄을 심어놓고 그가 피를 토할 날만을 기다려온 그 누군가를. 너무 악물어서 잘 열리지도 않는 잇새로 그는 되물음. "언제부터 알았지?"


"처음부터는 아냐. 아마 삼촌이 좀 이상하다는 걸 알았을 때? 그때부터 의심해봤어.
할머니는 역시 쉽지 않더라고. 하지만 아빠는 많이 물러져있었고, 결국 나는 진실을 들었지. 우리 모두를 위해서라는 변명으로 시작하는 무자비한 이야기를."

"……."

"……안 믿겠지만, 좀 고민했어. 어떻게 해야할지. 

삼촌은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고, 난 삼촌에게 당신을 보내줄 수 있었어. 내 영웅을 위해서라면 우정의 이름으로 그래도 괜찮을 것 같았어. 

그래서- 파크만을 찾아갔어." 

"……."

"관을 파내고, 뚜껑을 열고, 잠들어 있는 당신 얼굴을 봤어."

"그리고."

"그래."

"……."

"……할머니는 알았던 것 같아. 날 말리지 않았으니까. 

그리고 우린 한 편이 됐지."




_클레어는 다 알고 있었다
_클레어는 피터의 환각을 본다
_클레어가 가브리엘을 깨운 것은 그가 피터가 없는 지옥에 남기를 바라서였다
_지난 몇십년간 클레어는 가브리엘이 묻힌 곳에 몰래 다니곤 했다
_그 행적은 숲을 떠도는 금발소녀유령의 전설로 남음
_모든 사실을 알고 난 뒤 분노에 사로잡힌 가브리엘은 옛날 프리마텍에서 그랬듯이(DUAL) 건물을 폐쇄하고 클레어를 다그친다
_클레어 역시 참았던 울분을 토하며 아빠로도 모자라서 삼촌까지 빼앗길 순 없었다고 오히려 가브리엘을 몰아세운다
_그때 두 사람을 찾아 뛰어들어온 벤은 처음으로 '사일러'를 목격하고 잠시 살기에 압도당하지만 곧 가브리엘을 붙잡는다
_클레어를 죽일 듯하던 가브리엘이지만 결국엔 모든 게 자신의 죄업에서 비롯되었음을 부정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오열한다

_가브리엘은 몇년간 그들을 떠난다. 다시 돌아왔을 때 그는 붉은 장미 다발을 들고 피터의 무덤 앞에 서 있는 모습으로 벤과 마주친다.